정부는 늘리라는데…은행 '중금리 대출' 1년새 반토막

입력 2019-12-05 13:39   수정 2019-12-05 13:40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1년 새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중신용(4~8등급) 소비자들에 원활한 자금공급을 위해 연 6~10% 수준의 중금리 대출(일반신용대출)을 장려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행보는 거꾸로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과 은행들의 소극적인 판매정책이 원인으로 꼽힌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10월 한 달간 신규 취급한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금리 비중은 평균 5.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9%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5대 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7월까지 10%대를 유지하다가 8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월 7.2%, 9월 6.5%, 10월 5.1% 등 비중이 쪼그라들고 있다.

반면 연 4% 미만 저금리 대출 비중은 확대 중이다. 지난 8월까지 70%에 머물렀지만 8월부터 매달 2~3%포인트씩 오르며 10월 81.5%로 늘었다.

10월 기준 농협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이 0.7%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은 8.1%로 평균을 웃돌았다.

1년 새 중금리 대출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10월 22.7%에서 올해 10월 2.6%로 20% 포인트 넘게 줄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상품들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중금리 상품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란 입장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0월 기준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42%로 전년 동기 4.15% 대비 0.73%포인트 줄었다.

또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새희망홀씨 대출'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도 중금리 대출 비중 축소의 원인이라 설명한다. 은행들은 중금리 정책 상품으로 새희망홀씨 대출과 사잇돌 대출을 판매하고 있는데, 새희망홀씨 대출의 평균 금리는 10월 말 기준 연 4.5%로 연 5% 미만인 저금리에 속한다. 같은 기간 평균 연 6.7%의 금리를 보인 사잇돌과 비교해서는 2%포인트 가량 낮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새희망홀씨 대출은 상품 분류로는 중금리 대출에 해당하지만 실제 금리는 저금리 상품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이 규모도 적고 연체율도 높은 중금리 대출 판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중금리 대출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본다. 실제 중금리 대출의 연체율은 9월 말 기준 2%대로 같은 기간 평균 0.45%를 기록한 은행 전체 신용대출 대비 5배 가량 높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규모는 은행당 연간 1500억~5000억원 정도로 주식담보대출, 기업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의 1%도 안 된다"면서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규모도 크지 않은데 연체율까지 높으니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중금리 대출에 나설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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